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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하다

안양 메트로 병원 호스피스 이용후기-보호자 상주 가능, 전담 간병도움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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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절 경험담이므로 현재와 다를 수 있습니다.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던 가족이 더이상 항암 치료가 어렵다는 선고를 받고 호스피스 권유를 받게 되었습니다. 호스피스는 환자 본인이 의료연명치료포기 동의서에 서명하고, 의사로부터 '항암을 더이상 진행할 수 없는 말기암 환자로 호스피스를 권유'한다는 문구가 포함된 진단서를 받아야 하며, 환자가 의식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입원서류는 병원에서 호스피스 전원 요청시 발급해주는 의뢰 및 회송서(진단서외 연명포기동의 등이 포함), 의무기록사본, 영상CD, 퇴원약, pcr 결과지 등이 있으니 병원별로 확인해 보세요) 집으로 가고 싶었지만 말기암 환자라 복수에 관을 꽂고 있었고, 통증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 호스피스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간병인의 처치를 받으면서도 보호자가 내내 옆에서 같이 상주할 수 있는 호스피스를 찾게 되었어요.

대학병원에서 협력 호스피스를 연계해 주었는데, 대부분의 호스피스가 원한다고 바로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라 예약대기를 걸어두면 1주일에서 최대 3주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절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어느 곳은 즉시 입원이 가능하나 보호자 상주가 어렵다고 하고, 또 다른 곳은 1인실(하루 20만원~36만원 상당) 비용이 높고 면회횟수가 적거나 안되고 대기도 2주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포기했지요. 그러다 연계가 된 곳이 안양에 있는 메트로 병원 호스피스 였습니다.

집에서 멀다는 게 단점이긴 해도 보호자 상주가 가능하고, 다행히 자리가 나서 즉시 전원처리가 가능했고, 병실은 1인실과 4인실이 있는데 모두 24시간 간병해 주시는 여사님들이 상시 대기하고 있어서 보호자는 아무 것도 안하고 환자 옆에서 지내기만 하면 된다고 해서 얼른 그쪽으로 전원을 결정했습니다. 4인실의 경우 보험수가가 적용돼 한 달에 80-90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머물 수 있었는데,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4인실의 경우 의료진과 여사님들에게 환자를 맡기고 일주일에 세 번, 하루 2명씩 교대로 면회하는 방식을 많이 택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도 그럴 것이 4인실은 보호자가 머물기에는 공간이 좁아서 상주하기에 적절치 않아 보였어요.

처음에는 우리도 4인실에 배정받았다가 바로 1인실로 병실을 바꿔서  머물게 되었습니다. 다른 곳보다 1인실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보호자 식대 등 추가 비용이 들었어요. 1인실을 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한 것이 환자와 보호자가 마지막까지 조용히 임종을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었고, 4인실과 1인실 전담 요양보호사님들(이곳에서는 여사님이라고 부릅니다)이 낮밤을 가리지 않고 너무나 친절하게 잘 도와주셔서 오로지 환자와의 시간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요청하지 않아도 시간마다 소변 및 기저귀교체, 산소호흡기 멸균증류수 교체, 복수 교체, 식사 전달, 청소 등을 알아서 다 해주십니다.

의사 선생님 회진이 하루 두 차례 있고, 간호사님들도 일정 시간마다 들어와 혈압 및 체온 확인하고 진통제나 약도 무조건 복용하게 하지 않고 환자 상태에 따라 용량 및 횟수를 조정하기 때문에 일반병원에 있을 때보다 훨씬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어요. 한밤중에 채혈이나 검사한다고 깨우는 일도 없어서 너무 좋더라고요. 대신 하루 일과가 새벽 5시쯤 간호사 순회가 시작되고 이르면 6:30분부터 조식이 나와서 생활이 아주 부지런해 집니다. 취침은 거의 9시면 환자들은 소등하고 주무시는 거 같아요.

1인실은 환자 침대와 보호자 간이침대 외에도 냉장고와 TV, 테이블, 의자, 화장실이 있어서 생활하기가 훨씬 편리합니다. 4인실을 이용하는 경우 보호자는 외부 화장실과 샤워실을 이용할 수 있고요, 병원 내 식당은 따로 없어서 보호자식을 별도로 신청해야 합니다.

메트로병원처럼 24시간 전담으로 간병해주시는 여사님들이 있는 곳은 보호자가 내내 있지 않아도 되지만 만일 여건이 된다면 환자 곁에 머물며 같이 있어주라고 권해드리고 싶네요. 환자가 괜찮다 해도 옆에 가족이 있고 없고가 큰 차이가 나더라고요. 대학병원 입원시 간호통합병동이라 보호자 출입이 안됐는데 그 기간에 상태가 악화돼 거의 임종직전까지 갔었어요.. 그 후 호스피스 전원을 위해 보호자 출입이 허용돼 pcr검사를 받고 들어가서 같이 있었더니 상태가 호전되는 게 보이는 거예요. 그걸 보고 호스피스 갈 때도 끝까지 옆에 있으려고 보호자 상주 되는 곳만 물색했었거든요. 그리고 지금 생각해봐도 그 때 힘들어도 함께 있길 잘했다 생각합니다. 환자에게는 물론 가족을 떠나보낸 보호자에게도 그 시간이 정말 소중한 시간이 됩니다. 

1층은 접수처와 원내 약국, 외래 진료실(외과, 비뇨기과, 내시경실, 영상의학과, 인공신장실, 정신의학과 등등), 편의점, 응급실 등이 있습니다. 2층은 요양병원인데 코로나 시국엔 운영을 안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3층은 종합검진센터이고, 5층은 호스피스 완화병동, 6층은 일반병동, 7층은 임상시험센터로 운영되고 있어요. 편의점은 오전 8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운영하고, 토요일엔 12:30분까지, 공휴일이나 주말은 휴무입니다.

5층 호스피스 완화 병동은 리뉴얼을 했는지 깔끔하고 쾌적했습니다. 상담실과 병실, 가족실(탕비실), 샤워실, 화장실 등등의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면회는 일주일에 세 번, 하루 2명까지 허용되며 직계가족만 가능합니다. 면회를 하려면 1층 원무과에서 접수한 뒤에 응급실에 가서 신속항원검사(48시간 유효)를 받은 후 한 명씩 병실로 올라가 15분~30분 이내로 짧게 면회가 허용됩니다.

편의점에 병원에서 사용할 필수품들은 갖춰져 있는데, 보호자가 없을 경우 주문서에 필요물품을 체크한 뒤 전화를 하면 병실까지 배달을 해준다고 합니다. 환자는 물론 상주 보호자도 병원 밖을 나갈 수 없으며 병원 내 이동시에도 보호자 출입증을 패용해야 합니다. 외출, 외박은 허용되지 않고, 보호자 교대를 하려면 PCR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교대 주기는 최소 일주일 단위)

편의점 내 없는 물품은 온라인 주문을 하면 응급실 옆 택배보관소로 물품을 배송시킬 수 있어 편리하더라구요. 응급실은 24시간 운영되지만 병원은 8시 30분에 오픈해서 5시 30분이면 문을 닫기 때문에 그 시간 이외에 병원 주차장 등을 이용하려면 응급실 문을 통해 출입할수 있습니다. 

 

환자 식사는 미음과 죽, 일반식 등을 선택할 수 있고요, 식사를 못하는 환자의 경우 단백질영양음료 등이 제공됩니다. 그것도 못드시는 분들은 수액이나 영양제주사를 맞기도 하고요. 보호자식은 일반식인데, 메인은 고기와 생선 등이 번갈아 나오고 국과 반찬들이 나오는데 몇 번 먹기엔 괜찮지만 한 달 내내 먹으려면 좀 물리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카레나 김, 컵라면, 인스턴트 식품 등을 곁들여 먹기도 했어요.

 

안양메트로 병원 장례식장이 바로 옆에 있고, 주차장 쪽으로 흡연구역과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작은 공원 및 운동기구가 있는 산책로가 마련돼 있어요. 언덕배기에 위치하고 있어서 병원 자체가 조용하고 의료진과 요양보호사분들 모두 친절해서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의료처치 및 간병을 받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물론 이곳은 치료를 위한 곳이 아니라 호스피스 시설이고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환자의 고통과 통증을 줄이고 편안한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 모두 호스피스의 목적에 부합하는 인식을 갖고 임해야 합니다.

복수 및 흉수 교체, 산소호흡기, 채혈, 엑스레이 검사, 드레싱, 수액 및 영양제 투여, 진통제 투여 등 필요한 조치는 다 해주지만, 기본적으로 임종기에 들어선 환자에게 무리한 조치를 하지 않기 때문에 간혹 혼란을 느끼는 환자나 보호자도 있을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장폐색이 온 환자에게 무리한 영양을 공급하면 신체적으로 더 무리가 가고 고통이 심해질 수 있어서 단식이나 수액공급만 하는 등 영양 섭취를 제한하는 경우도 있고, 암통증이 심해 진통제를 투여하게 되면 환자가 잠자는 시간이 많아질 수 있습니다. (진통제 투여를 안해도 점점 잠을 오래 잡니다..)

특히 말기암 환자의 경우는 손이 떨리거나 고개가 떨구어지고 눈의 초점을 잃어가면서 기억을 못하고 말이 어눌해지는 간성혼수 증상이 나타나거나, 감정적으로 격해져 치료도구를 떼어내고 침상에서 이탈하며 이성을 잃는 등 섬망 증상을 겪기도 하는데요,  심한 경우에는 환자가 다치지 않도록 보호구를 착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해요.(아기손싸개처럼 보호장갑을 착용하는 방식)

환자의 임종이 임박할수록 보호자들은 어느 순간 갑자기 안좋아지는 환자 상태에 놀라 슬픔과 더불어  죄책감, 후회, 불안 등의 감정을 호소하기도 하는데요, 그런 일을 겪지 않으면 제일 좋겠지만 임종단계에 들어선 환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니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의료진의 조치에 따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차 병원, 집, 가정 호스피스, 호스피스 시설 등등... 어떤 선택을 하든 가족과 이별하는 일은 늘 가슴이 아프고 후회가 가득할 수밖에 없는데요, 환자를 위해 가장 좋은 선택을 하는 것이라 믿으며 그 때 그 때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처음 언급한 것처럼 호스피스는 환자가 의식이 있어야 입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가 고통이 심해 의식을 잃었을 때 조치를 받고 싶어도 호스피스 입원이 거절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의식이 있을 때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호스피스에 당장 들어가지 않더라도 연명치료포기 동의서와 진단서 등 필요한 서류를 미리 발급받아두고 여러 곳에 대기를 걸어둔 후 추후 일정을 조정하는 방식이 가장 좋습니다.(호스피스와 일반병원에서 사용 가능한 마약진통제 용량이 달라서 말기암 암통증은 호스피스에서 관리가 더 용이하다고 해요)

저희의 경우는.... 항암 중단 및 여명이 일주일도 안남았다는 선고를 받은 대학병원에 있었을 때보다 호스피스에 와서 상태가 잠시나마 호전이 됐었고, 휠체어 산책도 하고 적은 양이나마 스스로 먹고 마시고,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한 상태로 안정적으로 지내다가 마지막에 임종단계에 들어서면서 갑자기 간성혼수가 오더니 정말 잠을 자듯이 편안하게 떠났기 때문에 호스피스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호스피스 특성상 임종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가족들의 울음소리나 장례식장으로 이동하는 운구 모습을 보시게 되실 수 있어요)

안양메트로 병원의 첫 인상은 시설이 낙후되어 보인다는 것이었지만, 막상 안에 들어가보니 병실은 깔끔하고, 간호사님들과 간병해주시는 여사님들이 너무나 친절하셔서 중간에 옮기기로 했던 계획을 철회하고 마지막 임종 때까지 그곳에서 머물렀었어요. 식당이나 카페 등이 없어서 편의시설이 아쉽고 집과 멀어서 빨래감 등을 전달하려면 다른 가족이 먼 길을 달려와야 했지만  그런 점을 빼면 심리적으로는 안정된 상태에서 마지막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1인실이었기에 가능했을 편안함이고 보호자 입장에선 4인실은 아무래도 조금 불편할 것 같아요) 면회나 보호자 교대 등의 제한도 아쉽긴 했네요.

그래서 호스피스는 2개월 이상 머물지 못하기 때문에 혹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면 명일동에 있는 인성기념의원(1인실에 면회 자유, 보호자 교대 자유, 외출 자유, 1인실도 보험수가 적용으로 저렴, 전문적 처치보다  통증완화에 집중한다고 들음)으로 가려고 했지만 그럴 일이 없게 되었지요.

혹시 호스피스나 말기암 환자 관련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은 '아름다운동행'이라는 카페에 가입하시면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거기서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특히 임종 전 증상에 대해 상세히 알아두어서 가족의 마지막 가는 길을 놓치지 않고 잘 보낼 수 있었어요. (임종전 증상 : 소변량이 줄거나 나오지 않고, 손발이 차가워지고, 가래가 끓어오르거나 그르렁 소리가 나고, 산소포화도가 80이하로 떨어지고, 맥박이 크게 올랐다 80이하로 떨어졌다 반복, 혈압이 60-30 이하로 점점 내려감 등등....) 의식을 잃거나 임종 직후여도 청력은 마지막까지 살아있다고 하니 환자에게 계속 하고 싶었던 말이나 사랑한다 감사한다는 말을 들려주시는 게 좋아요..

장례도 바로 옆에 있는 안양메트로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렀는데, 따로 가입한 상조 서비스가 있었는데도 여러모로 살펴보니 장례식장에서 제공하는 장례절차와 물품들, 연계된 화장터와 영구차, 버스 등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하고 저렴하게 느껴져서 장례식장에서 제공하는 물품과 서비스를 이용했어요. 덕분에 슬프고 황망한 와중에도 장례식을 잘 치를 수 있었던 것 같아 감사하더라구요... 

 
2022.06.27 - 병원 입원시 환자와 보호자에게 유용한 휴대용 물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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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환자 간병차 보호자로 상주하게 됐을 때 코로나 시국이라고 보호자도 자유롭게 병동 밖을 드나들 수 없고, 보호자 교대도 어려운 상황이라 거의 몇 날 며칠을 홀로 상주하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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