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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하다

공황장애 치과공포증 성인 수면 치과 치료 실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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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어린아이들뿐 아니라 성인이라도 치과 치료에 대한 갖가지 트라우마나 공황장애 등으로 치과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과 냄새, 기계소리, 마취주사에 대한 공포, 마취가 됐을 때 얼얼해지는 감각에 대한 공포, 입에 뭐가 들어가려고 하면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는 구토반사, 장시간 입을 벌리고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 대한 강박에서 오는 공황장애 등등 치과공포에 대한 이유는 참으로 다양합니다. 

저는 공황장애로 인해 치과 치료 전 가슴두근거림, 구토반사, 어지러움, 호흡곤란 등의 증상으로 치과 치료를 기피해 왔는데요, 최근에 충치로 인해 잇몸이 시리면서 욱씬거리고 육안으로도 충치가 진행되는 상황이 보여 치과 치료가 불가피한 상황에 놓이게 됐어요. 치과를 가야지, 가야지 몇 번이나 결심하면서도 공황장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꾸 망설이게 되고, 그러다 보니 나중에 상황이 더 악화되면 공황장애도 더 심해질 거라는 생각에 치과 치료를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편안하게 받을 수 없는지 여러 정보를 찾아보게 됐어요.

성인 수면치과 치료로 검색해 보면 다양한 정보가 나오는데, 실제 후기를 쓴 분들의 리뷰나 블로그 정보를 중심으로 강남, 공덕, 구파발역쪽 치과들이 꽤 호평을 얻고 있더라구요. 어느 곳이나 집에서는 통원하기에 좀 먼거리였는데, 수면치료로 치료횟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그나마 제일 가까운 공덕역 쪽 치과를 선택해 가게 됐어요. 

네이버앱으로 '수면치료' 예약을 잡은 후 문자로 내원 날짜가 확정됐습니다. 첫날이라 진료가 어떻게 진행될 지 몰랐지만 일단 수면치료에 대비해 6~8시간 금식을 하고 예약날짜에 방문을 했습니다. 치아 상태를 보기 위해 CT촬영을 먼저 했어요. 

1인 개인진료실로 가서 CT 사진을 보며 치료해야 할 이를 확인하고, 치료 과정과 비용 등에 대해 자세히 상담을 받았습니다. 수면치료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 세팅을 위해 예약제로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치료는 당일에 진행되지 않고 일주일 후 예약날짜를 잡고 돌아왔습니다. '수면치료' 비용은 다른 치과도 검색해 보니 통상 1회당 20만 원 정도하는 것 같았어요. 별도로 드는 레진이나 크라운 비용도 적절하더라구요. 치아 보험이 있다면 좀더 비용부담이 적었을 것 같아요.

수면치료 전날에는 카페인이나 음주를 삼가고, 내원 전 6~8시간 금식(물은 종이컵 1/4정도는 허용)을 지켜야 합니다. 치료 전 다시 한 번 그날 받을 치료 과정과 수면 치료 중 일어날 수 있는 주의사항을 들은 뒤 개인 진료실에 들어갔습니다. 의자에 편안하게 누워서 혈압을 잰 후 왼쪽 검지에 심전도 및 맥박, 체온, 산소 포화도 등등을 체크할 수 있는 집게처럼 생긴 장비를 부착하고, 잇몸에 마취액을 살짝 바른 후 정맥주사를 통해 수면마취약을 주입했어요.(프로포폴이 아닌 미다졸람 계열) 의식하 진정요법이라 치료과정이나 고통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의사 선생님과 대화를 하면서 상태를 살피며 진행되기 때문에 걱정할 것 없다고 하셨어요. 

수면마취를 하면서 '이제 약이 들어갑니다~'라는 말을 들은 후 서서히 잠이 들 듯 의식이 멀어지는데, 수면내시경 할 때처럼 꼬르륵~ 의식이 사라졌다가 눈을 떠보니 회복실에 누워있는 식의 그런 건 아니더라구요. 

수면마취 시작을 알리는 말을 들은 후 시간이 순삭된 것처럼 지나고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몽롱한 상태에서 주마등처럼 의사선생님이 조곤조곤 뭐라고 말하는 것이 가끔 들리다 휙 사라지고, 치료하는 순간도 1초 정도? 부지불식간에 떠올랐다 사라지는데 그 순간마저도 마치 유체이탈해서 다른 사람 치료를 바라보는 것처럼 아프거나 힘들지도 않고, 아무런 감각도 없고, 마음도 편안하고 그냥 그렇게 누워있다가 눈을 떠보니 치료는 다 끝났더라구요.

실제로는 아무 것도 기억못하는 분들도 많다고 하는데, 저는 영화 속 회상장면처럼 순간순간 꿈처럼 휙휙 지나가는 기억들이 약간 남아 있었어요. 의식이 점점 또렷하게 돌아오면서 잠이 깼을 때는 마무리로 치아 본을 뜨고 플라스틱 임시치아를 이에 맞추는 과정만 남았더라구요. 예전과는 다르게 치아 본뜨는 재료도 좋아졌나봐요. 예전엔 슬라임 같이 물컹하고 두툼한 재질을 입안에 넣어서 구토감이 올라왔는데, 이번엔 아주 얇고 부드러운 재질이 딱 치아만 감싸서 본 뜰 때도 아주 편안하더라구요. 

잠깐 눈 붙이고 일어났더니 복잡하고 많은 과정이 끝나 있어서 맘이 어찌나 편안하던지요. 하지만 일어났더니 살짝 어지럽고 비틀거려서 회복실에 가서 30분 정도 누워있다가 나왔어요. 입안에 한 마취는 한 2-3시간 후에 풀린다고 하시더라구요. 

수면치료를 할 때는 반드시 보호자랑 같이 가서 충분히 회복한 다음에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자가 운전은 당연히 금지구요, 다리가 가끔 풀릴 수 있어서 도보 이동보다는 택시나 자가용 등 안전한 이동수단으로 귀가하심 좋을 듯 해요.  (2차 때는 치료시간이 더 짧아져서 그런지 1차보다 어지럽지도 않고 회복실 갈 필요도 없이 더 가뿐했어요.) 저는 집에 도착하고나서 바로 3시간 정도 다시 잠이 들었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입 마취도 다 풀려있고, 몸도 가뿐하고, 아침에 목이 뻐근하고 두통으로 힘들었는데 두통도 말끔히 사라졌더라구요. 그 후 1회 정도 더 수면치료를 진행해서 추가 신경치료와 크라운 등의 치료를 마쳤고, 마지막 날은 수면마취를 하지 않고 마무리 작업만 하는 것으로 모든 치료가 끝이 났습니다. 수면치료 전후 주의사항이 적힌 안내문도 주고, 모든 치료를 마친 후에는 정상적인 조건에서 1년 이내 문제가 있을시 보상치료를 받을 수 있는 증서도 함께 챙겨주시더라구요. 

정말 이제까지 치과치료를 받은 중에 제일 편안한 상태에서 안심하고 치과치료를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수면치료가 아니더라도 심리적으로 안정만 되면 일반 치료도 가능하신 분들은 의료진과 직원분들이 모두 다 친절하고 환자의 마음을 다독이면서 안정시켜 주시고 비수면 웃음 진정가스 사용 등 다양한 방법을 도입해 주시기 때문에 무섭지 않게 진료를 받으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치과공포증 때문에 치과 치료를 미루고 또 미루며 통증을 참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용기를 내서 수면치료하는 치과를 방문해 상담해 보세요. 그동안 이가 쿡쿡 쑤시며 아픈 것을 참고 심리적으로 부담감을 느끼며 미루고 미뤄왔던 치과 치료를 가뿐하게 해결한 것 같아 묵은 체증이 싹 사라진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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