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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보다/2019

보쌈과 족발을 함께 즐기고 싶다면-광화문 한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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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쪽에 볼 일 있어 나갔다가 까페를 찾는데 주말이라 어딜가나 북적북적 하더라구요. 세종문화회관 뒷쪽으로 가는 길에 상대적으로 여유로워 보이는 커피빈이 보이길래 들어갔습니다. 

 

안쪽 자리도 넓고 커다란 창이 시원하게 나 있어서 숨이 트이는 것 같아 좋더라구요. 밖에 테라스 자리도 있었구요. 아이스 카라멜 마끼아또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딸기 주스 등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슬슬 저녁이 가까워 오길래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카페 들어오는 길에 보았던 '광화문 한옥집'이라는 간판이 떠오르더라구요.

 

까페 바로 옆에 있는데, 얼핏 보니 메뉴도 보쌈과 김치찜 등 토속적인 메뉴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아서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들어가는 입구가 전통 분위기가 물씬 풍기면서 운치있어 좋더라구요. 

 

딱히 알아보고 간 곳이 아니었는데, 안쪽 분위기가 너무 예쁘고 전통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서 깜짝 놀랐어요. 마치 옛날 어느 주막에 와 있는 기분이 드는 곳이었어요. 한옥의 서까래와 한지 사이로 은은하게 비쳐나오는 불빛이 정말 잘 어울렸어요. 

 

안쪽에는 단체손님이 이용할 수 있는 방이 따로 있었는데, 약간 열려 있는 미닫이 문 사이로 정겨운 초가집 풍경 그림이 보이도록 꾸며놓았더라구요. 외국인 손님이 왔을 때 함께 오면 좋아할 것 같은 곳이었어요. 

 

메뉴판도 조선시대 서책같은 느낌으로 아주 센스있게 준비했더라구요. 볶음, 찜, 찌개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는데, 우리는 보쌈과 족발이 함께 나오는 '전족 보쌈세트'(48,000원)로 주문했습니다. 

 

잠시 후 깔끔한 밑반찬과 함께 보쌈과 족발 세트가 푸짐하게 나오더라구요. 된장찌개도 함께 곁들여 나와서 더 좋았어요. 

 

전 족발은 특유의 진한 향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집의 족발은 아주 부드럽고 향도 강하지 않아서 저도 몇 점 집어먹을 수 있겠더라구요. 주로 끝쪽만 조금 먹긴 했지만 고기가 아주 야들야들해서 먹기 좋았어요. 

 

보쌈도 아주 부드럽고 잡내 없이 잘 삶아져서 입에서 살살 녹더라구요. 일행은 오히려 보쌈에서 한방 향이 나서 취향이 아니라고 하는데, 전 보쌈김치와 깻잎에 싸서 먹어서 그런가 별로 향 때문에 거슬리거나 하지 않았어요. 

 

양도 아주 푸짐해서 두 사람이 먹기엔 세트메뉴가 좀 과하다 싶더라구요. 공기밥은 따로 주문해야 하는데, 고기 양이 워낙 많다보니 배부를 것 같아서 시키지 않았어요. 

 

함께 나온 된장찌개도 구수해서 보쌈과 함께 먹으니 입맛도 잡아주고 좋더라구요. 한가지 아쉬웠다면 저는 약간 달달하면서 겉저리 느낌의 상큼한 보쌈김치를 좋아하는데, 이 집의 김치는 살짝 무거운 맛이 있더라구요. 김치찌개와 김치찜을 하는 곳이라 묵은지를 사용해서 그런 건지, 그렇다고 신맛이 강하거나 한 건 아닌데 보쌈과 함께 먹기엔 지나치게 묵은 김치같은 느낌이 좀 있었어요. 오히려 깍두기가 달달하면서 가볍고 상큼해서 보쌈 먹을 때 계속 집어먹었어요. 

 

살짝살짝 취향을 비껴가는 맛은 있었지만 한국의 전통적인 분위기 속에서 손님들과 한식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는 곳 같았어요. 단체석도 많아서 모임이 있을 때 회식장소로도 많이 찾으실 것 같더라구요. 어쨌든 사전 정보 없이 들어갔는데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게 되어 반가운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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