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에 비염환자도 있고, 미세먼지에 취약한 노약자도 있어서 매월 미세먼지 마스크가 떨어지지 않도록 집에 구비해 놓는 게 일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고, 비상저감조치로 외출하기 힘든 날이 많아지지만, 그렇다고 집에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하다못해 마스크라도 제대로된 걸 준비해서 착용하고 나가자 싶어서 KF94 마스크를 준비하곤 합니다.
KF는 korea Filter라는 뜻으로 미세먼지용 마스크는 식약처의 KF 인증마크와 '의약외품'이라는 표시가 있는 정품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KF80은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이상 차단할 수 있다는 표시이고, KF94와 KF99는 0.4㎛ 크기의 미세입자를 각각 94%, 99% 이상 차단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KF 뒤의 숫자가 높을수록 초미세먼지 등 작은 입자의 미세먼지를 더 많이 걸러낸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해서 KF99나 메르스 때 한참 유행하던 N95같은 방역마스크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얼굴을 너무 압박하는 등 착용감에 문제가 있거나, 호흡기가 약한 노약자들에겐 오히려 숨을 쉬기 어려워서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세먼지 많은 날엔 KF80보다는 살짝 가격이 높지만 미세먼지 차단효과는 높은 KF94 마스크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KF94 마스크를 여러가지를 사용해 봤지만, 착용감이나 호흡이 편한 마스크를 고르고 고르다 보니 결국 위의 3종류를 집에 구비해 놓고 있습니다. 테크노웹, 웰빙파인더스에서 나온 일명 히딩크 마스크, 그리고 3M에서 나온 9001V 마스크입니다.
일단 너무 두툼한 마스크는 숨 쉬기가 어려워서 결국 중간에 답답함 때문에 자꾸 벗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한 번 마스크를 벗으면 마스크 내부로 오염물질이 묻기 쉬워서 결국 마스크가 무용지물이 됩니다. 위 3종은 숨쉬기 편하고, 착용하기 쉽고, 얼굴에 잘 맞아서 착용감도 편한 마스크들입니다. 다만, 3M 9001V마스크는 착용감과 안정성은 좋은데, 귀에 걸리는 고무줄이 너무 탄력이 강해서 귀가 아픕니다. 하지만 남자들은 오히려 이렇게 탄탄하게 얼굴에 밀착되는 마스크가 편하다고 해서 남자들용으로 구비해 놓고 있어요.
테크노웹 방역마스크는 주로 제가 많이 사용하는 마스크입니다. 4중필터라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효과도 탁월하지만 일단 마스크 자체가 두껍지 않아서 숨쉬기가 편안합니다. 미세먼지 많은 날 한 번 외출하면 뭘 먹어야 할 때를 빼고는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호흡이 불편하면 마스크를 쓸 수가 없는데, 제가 착용해본 마스크 중에서는 제일 호흡이 편한 마스크입니다.
마스크를 위 아래로 벌려서 펼치게 되어 있는 구조인데, 빨리 써야 할 때는 살짝 번거로움이 있는 방식이지만 한 번 착용을 하면 입체적으로 되어 있어서 얼굴 안쪽이 아주 편안합니다.
귀에 거는 부분도 부드러워서 착용감이 아주 좋은데, 얼굴에 완전히 밀착되지 않고 살짝 뜨는 감이 있으면 한쪽에 걸려 있는 고리를 머리 뒤로 잡아당겨서 반대쪽 귀걸이에 걸어주면 꽉 조여줍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마스크를 썼을 때 이 고리로 걸어주면 좀더 밀착해서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어 좋습니다.
가운데 부분은 충분히 넓고 입체적으로 되어 있어 마스크 내부에서 입이 닿지 않아 여성들 화장품이 묻을 염려도 없고, 숨쉬기도 편해서 좋습니다. 턱 부분까지 받쳐주기 때문에 제대로만 착용했다면 외부 오염물질이 들어갈 확률이 훨씬 줄어듭니다.
웰빙파인더스에서 나오는 히딩크 마스크는 겨울보다는 봄가을 간절기에 쓰면 좋은 미세먼지차단 마스크입니다. KF94 인증을 받았고, 3중 차단 필터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이 마스크가 좋은 이유는 마스크가 반으로 접혀 있어서 뜯자마자 양쪽으로 잡아당긴 후 바로 착용할 수 있어서 아주 간편합니다.
코 부분에 코지지대가 있어서 코에 밀착시키면 가운데가 입체적으로 튀어나와 있어서 숨쉬기 편하고 역시 입이 닿지 않아서 화장품이 묻을 염려도 없고 말하기도 편합니다.
김서림방지가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겨울에 착용했더니 안경에 김이 서리긴 하더라구요. 그래서 겨울엔 거의 쓰지 않지만 착용감이 좋은데다 블랙이라 패션아이템 같은 느낌도 들어서 봄가을에는 거의 이것만 씁니다. 여름에 써도 호흡이 답답하지 않아서 작년여름에 잘 쓰고 다녔어요.
마지막으로 3M 9001V 마스크입니다. 4개 층으로 구성된 3M 특허 고성능 정전필터가 있어서 열과 습기를 배출하고 오염물질은 차단해주는 마스크입니다.
마스크 외부에 호흡기 필터가 부착되어 있어서 숨을 내쉴 때는 밖으로 공기가 잘 배출되지만 숨을 들이마실 때는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기능이 있어서 숨쉬기는 훨씬 편하면서 외부 오염물질이나 미세먼지가 유입되는 걸 막아줍니다. (개인적으로는 셋 중에 호흡이 덜 편안했어요) 코 걸이 부분에 알루미늄 패드가 있어 좀더 확실하게 코 부분을 잡아줘서 콧대가 높거나 얼굴이 입체적인 사람들이 자기 얼굴에 맞게 밀착감을 조정하기에 수월합니다.
단점은, 외부 호흡기 필터 덕분에 이 마스크를 쓰면 밖의 미세먼지 상황이 괜히 더 심각하게 느껴지거나 유난스럽게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인데요 내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인데 남들 시선을 신경쓸 필요는 없겠지요. ㅎㅎ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밀착감을 높이려는 의도는 좋은데 고무 귀걸이가 너무 강해서 귀에 걸면 금방 귀가 아파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나 여성들이 쓰기엔 좀 과한 것 같아요. 제가 귀걸이 고무를 떼서 다른 마스크의 부드러운 끈으로 바꾼 후에 써봤더니 착용감이 좋아지더라구요. 하지만 매번 수작업으로 귀걸이를 바꾸기 번거로우니 이 마스크가 좋다는 남자들 쓰라고 줬습니다.
히딩크 마스크랑 이 3M은 입체적으로 앞부분이 튀어나왔기 때문에 마스크 안은 여유 공간이 있어 착용한 사람은 좋지만 오리처럼 주둥이가 튀어나와 보입니다. 외관상으로는 테크노웹이 가장 좋은 것 같고, 호흡은 3m은 살짝 답답해도 안정성이 좋고, 히딩크는 겨울엔 김서림이 좀 많이 일어나지만 간지가 나고 얼굴이 편안합니다. KF94로 미세먼지 차단 기능은 대동소이하지만 착용감이나 계절에 따라 각각 장단점이 있으니 본인에 맞게 꼼꼼히 따져본 후 사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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